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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균 (1914~1993)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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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과 김광균

모더니즘이란 '전통적 권위과 도덕을 반대하고 현대 기계 문명과 도시감각을 중시하는 사상적, 예술적 사조' 로서 한국에서는 이를 주지주의라는 개념으로 한정시키기도 한다. 1930년대 중반 한국 문단에 등장한 모더니즘 경향 시인들을 주지파라고도 하는데, 이들은 낭만적이고 주정적인 1920년대 시풍을 거부하고 지적 태도로 시를 쓰려 했으며, 음악성을 중시하는 시문학파의 시작 태도를 거부하고 도시 감각과 현대 문명을 시각적 심상을 통해 형상화하려 노력했다. 모더니즘 시 운동은 '문명 비판'이라는 철학적 깊이를 획득하지 못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 제재와 기법 면에서 한국 현대시의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비로소 본격적인 현대시의 출발점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광균은 시의 회화성을 중시하는 주지시의 경향을 강하게 보였으나, 그의 시는 슬픔과 고통이 애상적 어조로 표현된 경유가 많아 주지시라기보다는 회화적 서정시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

 

김광균과 김기림은 이미지즘을 우리나라에 적극 도입하였는데, 김광균은 사물을 시적 대상으로 끌어들일 때, 김기림보다는 좀 더 정서적이다. 자신의 시를 통해 '고독감', '황량함', '우수', '외로움' 등을 김기림보다 많이 드러내고 있으며, 그러한 정서를 회화적 이미지로 바꾸어 표현한다.

 

이미지즘 (사상주의) 운동의 목표

① 일상어의 사용

② 새로운 리듬 창조

③ 제재의 자유로운 선택

④ 명확한 사상(이미지)을 줄 것

⑤ 집중적 표현을 존중할 것

 

이미 확정된 문자적일차적 의미를 다른 의미와 연관 짓는 인지 과정하나의 집합에 속한 개념적 실재물을 그와 다른 집합의  부분으로 투사하는 행위이다예를 들어, ‘ 문자적으로 ‘식물의  부분이라는 의미가 있으나, ‘마케팅부는 우리 회사의 꽃이다.’에서는 ‘대표 부서 의미로 전이되는 경우를 이른다이때 ‘식물의  부분 ‘핵심 부서 사상되었다고 한다.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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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문학 윤희재 전공국어
와사등 설야
와사등
외인촌

은수저
추일서정

 

설야

/ 어느 먼 ―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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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눈 오는 밤의 추억과 그리움

특징

- 시각, 공감각, 촉각 등 이미지 동원

- 비유적 표현

 

눈 : 그리운 소식, 서글픈 옛 자취, 잃어진 추억의 조각, 차단한 의상 ▶ 정화된 슬픔

 

와사등

/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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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도시 문명에 대한 절망감과 비애

특징

- 폐쇄적 수미상관

- 감각적 표현

- 문명 비판적 태도

 

폐쇄적 수미상관

수미상관법은 대개 시상의 균형과 안정을 위해 사용하는 기법인데, 이 시에서는 첫 연과 마지막 연의 내용이 행을 바꿔 역대칭의 구조로 배치되어 있다. 이는 시인이 현재의 방향 상실감을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절망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등불

등불은 어둠을 밝힌다는 속성을 가져 흔히 시에서는 어둠의 세계에서 밝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역할로 채택된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차가움'의 이미지를 통해 현대 도시 문명을 부정적으로 시각화하고 그 속에서 소외된 도시인의 모습을 연상시키고 있다.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

어둠을 밝히는 시인의 의식 표출과 동시에 '떠남'을 상징한다. 1930년대 아무것도 믿고 의지할 수 없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 어디론가 떠나가야만 하는 현대인의 고독과 슬픔의 신호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떠남의 심상에는 도시적 상황 속에서의 현대인의 불안 의식이  나타난다. 

 

외인촌

/ 하얀 모색 속에 피어 있는 산협촌의 고독한 그림 속으로 파아란 역등을 달은 마차가 한 대 잠기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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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이국적 정취를 통해 그린 도시인의 고독과 우수

특징

-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상 전개

-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회화적, 공감각적 심상

- 감정이나 태도를 전혀 찾아볼 수 없음. 회화적 수법을 극도로 구사한 실험적 성격

 

김광균의 소외 의식

그의 시에는 이국적이고 색채적 이미지가 많다. 이에 대한 강렬한 집착은 세계의 극단적 변용과 왜곡을 통해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의식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실제와 상관없는 색깔을 부여함으로써 그 존재의 본래 가치와 의의를 부정한다. 그의 시에서 감각적 이미지는 대부분 곱고, 눈부시고, 화려하고, 찬란한 속성을 가지는데 이러한 사물의 미화를 통해 존재의 실상을 은폐하려 한다. 요컨대 그는 이미지를 통해 세계를 극단적으로 변용시킴으로써 현실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낯설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은수저

/ 산이 저문다. 노을이 잠긴다. 저녁 밥상에 애기가 없다. 애기 앉던 방석에 한 쌍의 은수저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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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어린 아들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

특징

- 시간의 흐름에 따른 추보식 구성

-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비통한 심정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

- 한밤중에 만난 죽은 아이의 환영, 죽음의 세계로 떠나는 아이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정지용 '유리창' 과의 비교

유리창 : 선명한 감각적 이미지와 감정의 대위법을 이용해 감정을 절제하는 방법을 취함

은수저 : '은수저' 라는 매개를 통해 아이의 부재에 대한 슬픔을 별다른 수사적 기교 없이 평이한 서술로 토로. 시적 화자의 감정이 보다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음

 

추일서정

/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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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황량한 가을날의 고독감과 쓸쓸함, 가을날의 우수와 감상

특징

- 감각적 이미지를 통한 독특한 비유로 황량한 분위기 조성

- 선경후정 구성

- 한 폭의 그림을 보듯 시각적 감각에 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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