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1905~1977)
해법문학 | 윤희재 전공국어 |
성북동 비둘기 저녁에 생의 감각 |
산 성북동 비둘기 저녁에 |
산
/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뎄다가는 해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틀만 남겨 놓고 먼 산 속으로 간다
주제 : 산의 속성을 통해 인간의 삶을 반성,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특징
- 의인법을 통해 자연을 인간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형상화
- 평이한 시어 사용
- 산문적 리듬
성북동 비둘기
/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주제 :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현대 문명 비판
특징
- 비둘기를 의인화하여 관념적, 문명 비판적 내용을 우의적으로 형상화
- 묘사(1·2)와 서술(3)의 혼합 사용
- 산문적이고 평이한 시어
- 하나의 사건만을 집중 조명해 주제를 뚜렷이 부각
- 시적 화자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음
- 선명한 감각적 이미지 제시
비둘기
- 황폐화된 자연
- 물질문명으로부터 소외된 인간
- 파괴된 인간성
▶ 문명 발달로 인해 점점 소외되어 가는 대상
저녁에
/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주제 : 생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과 생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발견
특징
-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 불교적 윤회관에 바탕을 둠
- 대구와 대조를 통한 의미 강조
저녁
- 하늘과 땅의 이차원과 그 절대 거리를 소멸시킴
-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잉태하고 있는 인간의 삶처럼 어둠이 시작되는 시간
-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의 관계를 탄생시키는 동시에 그것들의 사라짐을 예고하는 시간
- 밤이 되고 새벽이 되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을 지님
생의 감각
/ 여명의 종이 울린다. 새벽 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내게서 간다.
/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빛은 장마에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에 갔다.
/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섰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주었다.
주제 : 절망 끝에서 발견한 강인한 생의 가각
특징
- 시간적으로 역전된 구성
- 생과 죽음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
- 화자의 정서가 절망에서 의지적으로 변화